이해 중 / 2026 / Acrylic paint on rock

이 작업은 타인에 대한 판단과 비난, 혐오와 조롱으로 가득한 독백에서 출발한다. 텍스트는 특정 인물을 향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읽어 내려갈수록 그 대상은 점점 불분명해진다. 비난의 대상은 타인이기도 하고 자기 자신이기도 하며, 결국 인간 일반으로 확장된다.

인간은 자신의 감정을 언어로 설명하려 하지만, 그 언어는 언제나 불완전하다. 욕설과 판단은 명확한 설명처럼 보이지만, 그 아래에는 아직 이름 붙지 못한 불안과 열등감, 분노와 욕망이 뒤섞여 존재한다.

작품의 뒷면에 남겨진 형광색 표면은 그러한 상태를 암시한다. 언어가 제거된 자리에는 설명되지 않은 감정의 에너지만이 남는다. 그것은 비어 있는 공백이라기보다, 아직 이해되지 못한 상태이며, 아직 이름 붙지 못한 인간 내면의 흔적이다.

이 작업은 타인을 향한 비난의 언어가 결국 자기 자신을 향한 질문으로 되돌아오는 과정을 보여준다. 작품은 인간을 비난하거나 옹호하기보다, 스스로를 이해했다고 믿으면서도 끝내 자신을 완전히 이해할 수 없는 인간의 상태를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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