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당신을 만났고, 좋아지는 동시에 실망하고 있다. / 2026 / Acrylic paint on canvas / 720*720mm

〈나는 당신을 만났고, 좋아함과 동시에 실망하고 있다〉는 새로운 사람을 알아가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상반된 감정의 공존을 다룬다. 누군가를 처음 만났을 때의 호기심과 설렘은 상대를 더 알고 싶게 만들지만, 관계가 깊어질수록 그 사람에 대한 기대와 실제 모습 사이의 차이 역시 점차 드러난다. 좋아하는 마음이 커진다고 해서 실망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며, 오히려 상대를 중요하게 생각할수록 사소한 어긋남이나 차이도 더 크게 느껴지기도 한다.

작품은 이러한 감정을 하나의 명확한 상태로 정리하지 않는다. 화면 위에는 밝고 강한 색들이 반복적으로 겹쳐지고, 일부는 다른 색에 의해 덮이거나 희미해진 채 흔적으로 남아 있다. 이는 관계 속에서 발생하는 호감, 기대, 궁금증, 피로, 경계심과 실망이 서로를 밀어내지 않고 동시에 축적되는 과정을 보여준다. 밝은 색채는 새로운 관계에서 느끼는 생동감과 기대를 드러내지만, 화면 곳곳의 복잡한 중첩과 탁해진 흔적은 그 과정이 결코 가볍지만은 않다는 점을 함께 보여준다.

이 작업에서 중요한 것은 좋아함과 실망을 서로 반대되는 감정으로 바라보지 않는 것이다. 누군가를 알아간다는 것은 그 사람에게 가까워지는 동시에 자신이 만들어두었던 기대와 환상이 조금씩 수정되는 과정이기도 하다. 작품은 한 사람을 좋아하면서 동시에 그에게 실망할 수 있고, 그럼에도 다시 궁금해하고 관계를 이어가려는 인간의 모순된 감정 상태를 기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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