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의미로 한 말이 아니잖아 / 2026 / Acrylic paint on canvas / 97*97cm

이 작업은 상대가 쉽게 변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면서도, 그 사람을 중요하게 여기기 때문에 끝까지 관계를 붙들고 있는 상태에서 출발한다. 문제는 노력의 크기보다 그 이유가 전달되지 않는 데서 발생한다. 자신이 왜 여기까지 애쓰고 있는지를 상대가 이해하지 못한 채 그것을 당연하게 받아들인다고 느끼는 순간, 책임감은 피로와 허탈함으로 변한다. 그러나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다. 여전히 상대가 그 마음을 알아차리기를 바라는 작은 기대가 남아 있다.

거칠게 밀어낸 회색과 갈색의 큰 스트로크 위로 주사기로 짜낸 선들이 반복되고 얽힌다. 선은 진행되는 동안 서로 다른 색이 점차 섞이며 두께와 색조가 변하고, 통제된 움직임 안에서도 예측하기 어려운 흔적을 남긴다. 화면 한쪽에 과도하게 축적된 선과 끊기거나 방향을 바꾸는 흔적들은 이해하고 정리하려는 시도가 끝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하지 못한 상태를 드러낸다.

상대를 향한 마음은 아직 남아 있지만, 그 마음의 의미가 전달되고 있는지는 알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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