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ogs 연작

The Dog I Became / 2025 / Mixed media on canvas / 130.3*97.0cm

전작에서 그림자에 불과하던 사냥개는 이번 작품에서 실체를 얻는다. 이제 그것은 더 이상 외부로 투사된 환영이 아니라, 곧바로 나 자신이 되어버린다. 화면 속 인물은 개와 인간의 경계를 잃은 채, 뒤틀린 표정과 기형적인 몸으로 나타난다. 개가 아니라 인간이면서도, 인간이 아닌 존재. 이 혼성적 형상은 내가 기른 충동과 혐오가 결국 주체 자체를 잠식했음을 시각화한다.

여기서 초상은 더 이상 자화상이라고 부를 수 없다. 왜냐하면 이 형상은 ‘나’라는 주체가 아니라, 내 안의 그림자가 주인이 된 상태이기 때문이다. 과장된 표정, 불협화음처럼 충돌하는 색채, 공허한 배경은 감정이 언어로 정리되기 전에 폭발하는 압력을 그대로 남긴다.

〈The Dog I Became〉는 내가 길러온 괴물이 결국 나 자신을 대체하는 순간을 보여준다. 자기혐오, 억압된 분노, 불안정한 충동이 주체와 분리되지 않은 채 육체를 변형한다. 이 작품은 자기를 향한 질문이자 고백이다. 관객은 화면 속 형상을 보며, ‘내가 기른 어둠은 결국 나 자신이 될 수밖에 없는가?’라는 질문과 마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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